난 뭐, 일판 원작을 보지 않아서 비교까지는 못하겠고,
그냥 우리나라에서 방영된 2편을 본 소감을 간단히 말해 보자면 "재미있게 잘 만들었네."라고 할 수 있겠다.
그냥 MBC는 앞으로 죽 주말심야(?)드라마에만 올인했으면 한다.
완전소중 환상의 커플은 물론이고, 그 전에 했던 발칙한 여자들도 보통 이상은 해 주지 않았더냐.
그런데 한 가지 이 드라마에서 아쉬운 점을 꼽자면,
등장인물들은 졸라 아무렇지 않게 전문 의학 용어들을 쉴새 없이 읊어 대는데,
의학적 배경이 없는 나같은 평범한 시청자들은 그런 대화들을 도통 알아 들을 수가 없단 말이지.
대략 그들의 표정과 상황을 보아
"아.. 저 아줌마가 존나 심각한 병에 걸린 거구나." 하고 대충 때려 맞출 수 있을 뿐,
그 이상의 교감은 불가능한 것이 아쉽다.
예전에 MBC에서 해 줬던 종합병원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의학 용어를 읊조릴 때 마다
아주 친절하게 자막으로 설명을 해 줬었던 것 같은데..
이번주에 방영될 분량부터라도 신경을 좀 써 줬음 좋겠네.
괜히 외과부교수 장준혁 뭐 이런 사람이름 자막이나 넣지 말고 말이다.
음, 이런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종 아저씨들 이야기는 뭔가 좀 있어 보여서 그런지 종종 드라마로 제작되는데,
이상하게 공돌이들-_- 이야기는 드라마 같은 걸로 나오질 않네. (카이스트는 솔직히 과학환타지이므로 제외)
오후 10시 30분.
매정한 건물 관리인은 돈이 아깝다며 6시 이후로 난방을 끊어 버리고,
난방비를 아끼면 당연히 전기료도 아껴야 된다는 회사의 방침 때문에 건물 안은 온통 어두컴컴하다.
이 춥고 어두운 건물 구석에 웬 남자 세 명이 초췌한 몰골을 하고 앉아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다.
주위는 무서울만치 고요하고, 다만 따각따각 하는 키보드 소리만 사납게 울려 퍼질 뿐이다.
A사원 : (갑자기 책상을 탕 치고 일어나며) 아놔 진짜 못해먹겠네 샹!
B선임 : 아니 A씨, 무슨 일이야?
A사원 : 아 미치겠네.. 아까부터 breakpoint가 안 잡히는데, 이유를 모르겠어요.
B선임 : (왠지 엮이고 싶지 않다는 듯, 심드렁하게) 에이 그럴리가.. 잘 좀 해봐.
이 때 야식을 우적우적 먹고 있던 C사원이 여전히 모니터를 응시한 채로 대꾸한다.
C사원 : 바이너리가 이상해서 그런 거 아니야?
A사원 : 에이씨 몰라요. 요 며칠 계속 야근했더니 이제는 헛구역질만 나오네.
C사원 : (그 역시도 그다지 도와 줄 마음은 없는 것 같다) 그냥 breakpoint 걸지 말고 gdb에서 일일이 트레이스 해 봐 그럼.
A사원 : (나지막히 중얼거린다) ... 이새끼가 지금 장난하나.. (팍 짜증을 내며) 에잇. 그냥 리빌드하고 다시 해 봐야겠어요. 빌드 걸고 담배나 한 대 피우고 와야겠네 시발.
.... 왠지 공돌이 드라마는 뽀대도 안나고 더 암울하기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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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A사원은 ㄱㄴ?
2007/01/09 10:58 [ ADDR : EDIT/ DEL : REPLY ]원래는 ㄱㄴ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은 아니었지말입니다.
2007/01/09 13:30 [ ADDR : EDIT/ DEL ]캿캿
제 생각에도 의학용어에 대한 자막 설명이 부족하지 않았나 해요
2007/01/09 11:57 [ ADDR : EDIT/ DEL : REPLY ]세세한 용어 설명으로 자막이 남발되는 부작용이 없지는 않을까 하는데요
어찌보면 국내 메디컬 (혹은 캐릭터 설정상 의사가 있는) 드라마에서
용어에 대한 자막을 일일이 넣어주다보니 거기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하얀거탑'에 대해서 무심할 정도가 아니냐? 라는 비판을 던질 수 밖에 없죠
(많은 수는 아닙니다만) 제가 여태껏 봐왔던 메디컬 드라마 중에서
외국 드라마의 경우 의학 용어에 대한 자막 설명은
거의 자제를 하는 수준이더군요
(일드의 경우도 한글 자막 만드시는 분이 따로 설명을 넣더군요)
국내 시청자들이 아직은 자막에 익숙하니 만큼
어느 정도 넣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 블로그에 글을 올렸으면 트랙백 날릴려고 했는데
아직 시작을 안해서 짧게나마 답글로 남깁니다)
물론 모든 의학용어에 자막을 붙일 수는 없겠지요. 그러다간 아마 화면 전체가 자막으로 뒤덮일지도.. -_-;
2007/01/09 13:33 [ ADDR : EDIT/ DEL ]그 상황에서 중요한 의학 용어 한두개 정도만 자막으로 설명해 주어도 극의 이해도가 훨씬 높아질 것 같아요.
좋은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
2007/01/10 22:03 [ ADDR : EDIT/ DEL : REPLY ]'하얀 거탑'이라는 드라마가 메디컬 드라마이긴 하지만,
"의술" 부분보다는 거탑(병원)내의 "의사"라는 인간들의 정치적 암투를 다루는 드라마라서 많이 생략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수술 집도하는 부분도 자세히 묘사가 안되는 걸로 봐서, 아마 연출을 그런 방향으로 잡은 거 같더군요.
저도 오랜만에 재밌는 한국 드라마가 나온 거 같아서 주말이 기다려지네요.
호홋 듣고보니 그렇군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2007/01/13 10:55 [ ADDR : EDIT/ DEL ]드디어 오늘 3회 방영일이군요! 기대가 아주 커요. 냐하하